보름 전부터인가,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나 추가 감염자도 거의 없어서
이제는 메르스가 거의 해결된 듯 하다.
물론 오늘 현재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36명, 치사율은 약 19.4%이며
격리중인 사람도 410명이니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전국민이 허둥대던 6월 초에 비하면 심리적으로 대략 종식된 듯 하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메르스 관련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마스크나 손소독제, 체온계를 취급하던 업체는 상당한 매출을 올렸을 수 있지만,
그 외 다른 제품을 취급하던 많은 분들은 심각한 매출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5월 말부터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찾는 기관이나 기업체들이 많다 보니
그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품절과의 전쟁을 해야 했고,
그 제품을 취급하지 않았던 업체들도 덩달아 관련 제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메르스 관련 제품을 취급하지 않았던 업체들도 커다란 매출 손실을 봤지만,
반대로 메르스 관련 제품을 취급했던 업체들도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야 특정 제품이 품귀일 때, 빨리 수입해서 비싸게 판매하면
단기간에 매출도 늘고 이익도 크게 늘겠지만,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경쟁하는 유사 제품이 연달아 출시되면서 단가 싸움이 벌어지게 되니 매출도 마음대로 안 되고,
갑자기 들어오는 주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적정 재고를 준비해두었는데,
어느 순간 주문이 뚝 끊기면서 점점 재고가 악성화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손소독제나 마스크를 취급했던 분들과 가끔 만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순간 욕심을 줄였더라면, 어느 순간 주문을 덜 했더라면...
몇년 전 신종 플루로 체온계나 손소독제가 품귀 사태를 빚다가
어느 순간 경쟁적으로 수입/제조하였는데, 신종 플루 사태가 갑자기 조용해지니
한 순간 귀한 대접 받던 손소독제를 아무리 덤핑 치더라도 처리하지 못해
다른 제품 판매할 때 무조건 끼워주던 경험도 있었을 텐데,
역시 유사한 상황이 되었는데도 상황은 반복되는 듯 하다.
비록 악성화되는 재고를 바라보면서 또 한번 배워야 하는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도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이 대응했으리라는 것.
한 순간 매출이 급격하게 오르는 제품일 수록, 또 한순간 매출이 급락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메르스 관련 제품을 취급한 분들은 반 강제적(?)으로 청룡열차를 탄 형식인데,
아무런 탈 없이 안전하게 내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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