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쯤 모 복지몰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여러 벤더들을 불러놓고 6월부터 새롭게 바뀌는 정책에 대한 설명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워낙 급하게 연락한 것이라 여러 벤더들의 공통된 시간을 잡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고,
느낌상 3-4번에 걸쳐서 모임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약속한 시간에 도착해서 커피 한잔 마시고 있으니,
다른 벤더들도 몇 몇 참석했고, 잠시 뒤 회의(?)가 시작되었다.
복지몰 거래처가 많이 늘어서 자사의 매출이 많이 늘었는데,
복지몰 벤더가 많이 늘어서 개별 벤더 입장에서는 매출이 준 경우가 많을 것이다.
따라서 6월부터는 이런이런 정책을 펴서 개별 벤더 매출을 늘려주겠다는 식....
거기까지는 좋았다.
메인이나 카테고리쪽 배너를 만들어주면 매출이 올라갈 것이라는 말까지는...
그런데 뜬금없이 앞으로는 카테고리별로 입점비 매월 1만원을 받겠다고 한다.
아니, 대형 종합몰에서도 판매분에 대해서만 정해진 수수료를 받는데, 무슨 입점비?
카테고리별로 너무 많은 벤더가 경쟁하다보니, 개별 벤더 매출이 늘지 않기에
카테고리에 들어갈 수 있는 벤더수를 7-8개로 줄이되, 입점비를 받겠다는 것이다.
조금 전, 자사의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하고, 개별 벤더 매출이 줄어서 걱정이라고 하더니
(카테고리별) 통행료를 따로 받겠다는 것이라고 하니, 황당했다.
혹시 국내에 어느 쇼핑몰에서 카테고리별 입점료를 받는 곳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없다고 한다, 자신이 유일하다고 한다.
허~ 현재 이 업체가 국내에서 제일 큰 업체라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벤더들이 그 복지몰에 입점하지 못해서 문 앞에서 줄 서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하도 황당해서, 지금 회의하러 불렀느냐? 아니면 통보하러 불렀느냐?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는 회의라면 의견을 내겠지만,
그 회사의 입장만 밝히고 통보하는 식이라면 길게 앉아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그 업체에 다음과 같은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1. 등록된 제품 중 품절로 인해 배송이 안 될 경우===> 벌금 1만원
2. 등록된 제품 중 3일 이상 배송이 늦어질 경우 ===> 벌금 5천원
3. 등록된 제품 중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싼 경우===> 차액 전액 보상
4. 카테고리별 입점료 =====> 카테고리당 1만원, 연간 12만원 기준
그 업체와 8년 동안 거래하면서 약 1780개의 제품을 등록해서 판매해왔고,
가장 최근에도 평균 300개 정도는 판매중 상태였는데,
벤더들을 상대로 온갖 구실로 돈을 더 뜯어내려는(결제분에서 차감하려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선택은 두 가지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테고리 입점료라는 명목, 고객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지급대금에서 덜 주려는 갖가지 항목을 신설한 업체의 뜻대로 진행하는 것과,
당신은 갑질을 하세요, 나는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것.
오늘 나는 그 복지몰에서 판매중이던 모든 제품을 품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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