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나 판매자 입장에서 제일 듣고 싶은 단어가 있다면 <완판>일 것이다.
가끔 유명 음식점에서 하루 판매할 분량만큼만 만들어서 그 수량까지만 팔고 가게 문을 닫기도 하고,
준비된 수량이 다 판매되는 순간 판매종료를 하고 그 날의 장사를 접는다는 단어, 완판...
어떤 완판 <==전에 쓴 글 참조
얼마 전 말로만 듣던 그 묘한 느낌의 단어를 실감하는 일이 있었다.
8년 전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만났던 분이 연락와서 여러 가지 제품을 제안받았는데,
특정 전자 제품이 눈에 띄었다.
일본 유명 회사에 OEM으로 공급하는 제품인데, 타이밍상 급매를 해야 하는 상황 같았다.
어느 제품이던지 처음 출시될 때 가장 가격이 비싸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떨어지는데,
그렇다고 가격을 막 낮춘다고 해서 재고 소진이 잘 되는 것도 아니다.
그 제품은 품질이나 기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값싼 중국산 제품들이 들어오니
평소의 고가 전략을 그대로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저가로 덤핑을 칠 수 없으니
은밀히 잘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샘플로 받은 제품으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봤는데, 역시 품질이 괜찮아서
잘 아는 MD에게 제품을 보여줬더니 역시나 괜찮다고 한다.
특정한 날 메인으로 걸어서 판매해보자고 해서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막상 뚜껑이 열리자마자 주문이 쏟아진다.
공급업체 입장에서 타이밍을 놓치면 악성 재고가 될 수 있으니
악성 재고가 되기 전에 확실히 재고를 정리하겠다는 의미로 아주 싸게 공급해주었고,
MD 입장에서는 일본 유명 회사에 OEM으로 공급될 정도의 품질에 만족했는데,
파격적인 금액으로 판매하겠다고 하니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한 것이다.
실제 공급업체가 창고에 있는 재고를 빨리 정리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니
한정 수량일 수밖에 없었고. 재고가 없어지면 구입할 수 없기에
고객들이 밤 새 줄을 서서 제품을 구매하다보니 아침 일찍 <품절>이 되었고,
준비한 수량을 다 판매했으니 이름하여 <완판>이 된 것이다.
막상 <완판>이 되고 나니, MD는 추가 입고 가능하느냐고 묻고,
고객들은 추가 판매를 해달라고 하는데, 방법이 없다. 재고가 없으니...ㅠ.ㅜ
그로부터 며칠 뒤 공급 업체와 식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기에 축하하는 의미로 술한잔 대접하는 자리였는데,
흔히 말하는 품평회라고나 할까?
좋은 품질의 제품을 빨리 처리(?)하자는 한 가지 목표로 서로 욕심을 버리고,
싸게 공급하고, 싸게 판매하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서 추가 구입하고 싶다는 분이 많으니 소량이라도 생산해보자고 했는데,
과연 추가 생산이 이뤄질 것인가? 추가 생산하면 또 완판될 수 있을까?
궁금한 것도 많고,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여러 가지 조건이 좋아서 <우연히 완판>한 것 같지만,
다음에는 더 고민하고 노력해서 <당연히 완판>이 되어야 한다.
어떻게든, 완판의 신화는 계속 되어야 한다.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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