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문 체육대회가 있었다.
매년 하는 행사인데, 한동안 참석하지 못하다가 오랫만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 며칠 전 지방에서 떡볶이 사업을 하는 후배로부터 전화가 와서
참석 예정인지 물었는데, 참석 예정이라고 하니 그 날 보기로 했다.
작년에 그 후배가 판매하는 떡볶이 제품의 홍보를 도와줘서인지 보고 싶었다.
선후배들과 가족들끼리 참석하는 행사라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참석했고,
낯 익은 분들과 인사 나누고 술 한잔 하다보니 정신 없었다.
그 후배는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 떡볶이 시식 준비를 해왔었고,
많은 분들이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치즈 떡볶이에 만족하는 상황이었는데,
바쁜 상황에서도 잠시 자리를 옮겨 따로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아이스박스에서 주섬주섬 다양한 색깔의 떡볶이를 꺼내면서
신제품으로 출시할 예정인데, 조언을 해달라고 한다.
노란 색의 바나나, 붉은 색의 딸기, 초록색의 시금치, 회색의 동충하초 등
오랫 동안 준비했던 8종의 떡볶이를 다 보여준다.
내가 요리 전문가도 아니고, 그 다양한 떡볶이를 한꺼번에 맛볼 상황도 아니어서
순간 생각나는대로 조언 아닌 조언을 해주었다.
치즈 떡볶이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였는데, 너무 많은 신제품을 출시하면
자칫 홍보나 재고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신제품 수를 줄이자.
바나나 맛을 내는 떡볶이도 어떤 것은 하얀색, 어떤 것은 노란색을 띄는데,
보통 바나나 하면 생각나는 노란색이 더 강한 것 하나만 출시하고,
바나나 떡볶이와 세트로 하면 좋은 딸기 떡볶이까지 같이 출시하는 건 좋은데,
시금치나 동충하초 떡볶이는 조금 더 고민해보자.
떡볶이의 주 소비자층이 초등학생이나 중고생이라고 봤을 때
시금치는 싫어할 수 있고(물론 부모님은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어린 학생들에게 동충하초 떡볶이는 이상할 수 있다는 식으로..
흔히 식품을 제조/생산하는 분 입장에서 남들과 차별화해야 하고,
특정 효능(?)이 더 있기에 더 비싸게 판매하려고 하는데,
고객 입장에서 식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특정 효능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아그라 기능이 있는 떡볶이>를 출시했는데,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부모님들이 사주지 않을 것이고,
막상 비아그라 기능이 필요한 분에게 1-2인분을 먹어야 효과난다고 하면
오히려 번거롭게 생각할 수도 있다.
맛이나 질감으로 승부하는 식품을 취급하다가 확장하려고
특정 효능(?)을 추가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자칫 효능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크게 실패할 수 있다.
기존 제품의 매출이 100이라고 했을 때,
신제품 나올 때마다 100씩 늘어나면 좋겠지만,
생산비나 재고 비용까지 고려하면 신제품이 발목을 잡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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