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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선택과 집중

며칠 전 잘 아는 분이 찾아 오셨다.

전에 거래도 있었고 친목 활동도 같이 하는 분이니 편하게 오시라고 해서 만났다.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나누다보니 고민이 많으시다.
그 업체의 주력 제품은 특정 시즌에는 무척 바쁘지만,
그 시즌을 제외하면 한가해질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나름 거래처는 굉장히 많은데, 몇 달만 영업하고 놀 수는 없다 보니
꾸준한 매출이 나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어느 업체나 가질 수밖에 없는 고민일 것이다.

그래서 그 업체는 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한 복지몰/폐쇄몰을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B2B 목적의 특판 사이트까지 구축한 상태였다.

성수기에 엄청 고생하면서 월급을 받을 때는 떳떳한 기분이지만,
비수기에 엄청 한가하면서 월급을 받을 때는 은근히 불안해진다.

반드시 그런 이유는 아니겠지만, 그 업체 입장에서 사업다각화는 필요한 것이고
비수기에도 어느 정도 매출이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한 복지몰/폐쇄몰 구축에 반대했다.
중소규모의 기업체에서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지 않은 복지몰은,
직원 입장에서 그 사이트에서 구매해야 할 필요성을 전혀 느낄 수 없고,
자칫 가격이라도 깨진 제품들이 즐비하다면 노력 대비 성과가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B2B 목적의 특판 사이트를 보여주면서 의견을 구한다.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소비자가로 보여주다가 로그인하면 특판가를 보여주는 방식인데,
카테고리도 많았고, 등록된 제품 수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등록된 많은 제품 중 상당수가 가격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일반적으로 특판 가격을 받아서 약간의 마진을 붙여서 등록해서일 수도 있고,
일반적인 특판 사이트를 만든다고 하니 일반적인 특판가를 받아서일 수도 있다.

몇 가지 제품을 가격비교 해가면서 이런 특판 사이트로는 어려운 점이 많겠다고 했더니
굉장히 당황해 한다.

나름 오랫동안 고생하면서 준비한 사이트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내 대답은 간단했다.
판매 제품수를 줄이세요.

마침, 그 날 나에게 온 메일을 보려드렸다.
우산과 타올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서 보내온 신제품을 소개하는 메일이었다.

우산과 타올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제품의 다각화에 대해 고민하겠지만,
오히려 그 제품만 전문적으로 하다보니 전문업체가 되었고,
관련 제품이 필요할 때는 당연히 그 업체에 전화하는 식인데,
너무 많은 제품을 취급하면 가격 경쟁력도 없어지고, 대외적으로 전문업체 이미지가 없어진다.

대부분 업체들은 대량으로 제품을 구매할 때 전화나 만나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고객들의 질문이나 까다로운 요구에 대해 모두 대응할 수 없다면,
자신있는 몇 가지 아이템으로 줄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특정 제품 한 가지로 매출 1억을 할 수 있는데,
제품수를 늘리는 만큼 곱하기(X)가 된다면 누구나 제품수를 늘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고,
자칫 제품 수가 많다보면 관리비 비중이 높아지거나 부실한 관리가 되기 떄문이다.

그 업체 입장에서는 특정 제품 한 가지로는 꾸준한 매출이 나올 수 없으니
이것저것 막 더한(+) B2B 특판몰을 구축했지만, 나는 다 빼라(-)고 했다.

어떤 제품을 취급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권유할 수는 없지만,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말을 한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이 사진은 애플에서 오래 전 PC기반의 컴퓨터 회사(델컴퓨터)를 겨냥해서 만든 광고이다.
오른쪽은 전원선, 모니터와 본체를 연결하는 케이블, 마이크와 연결된 선 등 여러가지 선으로 얽힌 PC이고, 
왼쪽은 그러한 것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동일한 기능을 하는 일체형으로 된 애플 컴퓨터이다.
똑 같은 기능(혹은 매출)을 한다고 하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당시로서는 아주 획기적인 광고였고, 경쟁자인 델컴퓨터로서는 한 방 크게 먹은 셈이었다.
얼마 후 델컴퓨터에서는 애플을 겨냥한 광고를 내놓는다.




왼쪽의 애플컴퓨터는 유선 키보드, 유선 마우스가 있는데,
절치부심한 델컴퓨터는 선을 없앤(-) 키보드와 마우스를 선보임으로써 애플에 복수한 것이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것저것 다 취급하면서 제품수를 늘리는(+) 것도 좋겠지만,
오히려 경쟁력 없고, 거추장스러운 제품수를 줄여가는 (-) 것.

그것이 이름하여 선택과 집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