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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심오한 사고, 정확한 판단, 과감한 실천

많은 제품을 유통하다보면, 특정 시즌에 유난히 잘 나가는 제품이 있다.


장마철에는 우산이나 제습기 같은 것이 그럴 것이며,
겨울철에는 난로나 온수매트 같은 것이 그럴 것이다.

전통적으로 계절적인 수요에 맞춰 생산/공급이 이뤄지는데,
경우에 따라 기상 변화나 경쟁 제품으로 인해 유난히 판매가 부진한 경우가 있다.

특정 시즌 인기가 급증할 경우에는 충분한 유통 재고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시장 상황의 변화로 인해 자칫 악성 재고가 되거나 될 것 같은 제품의 처리는
제조사나 수입사 혹은 판매자 입장에서도 심각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금년 시즌에 판매가 안 될 경우 내년에라도 판매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자칫 유통 기한이 있어서 시간을 놓치면 폐기 처분해야 한다거나
내년에 판매하기 위해 보관/관리하는 비용도 절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십 몇 년 전, 컴퓨터 관련 출판사를 운영한 적이 있다.
컴퓨터 관련 내용은 6개월에 한 번 혹은 1년에 한 번씩 많은 부분이 바뀌다 보니
특정 분야의 책은 유통 기한이 6개월일 수도 있고, 1년이 될 수도 있는데,
그 기간 내에 초판이나 재판으로 인쇄한 책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 하면
여러 서점으로부터 반품이 들어와서 창고는 금방 오래된 책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일반 소설책은 1-2년이 지난 내용이더라도 큰 문제가 없지만,
컴퓨터 관련 책은 신제품이 나올수록 구버전의 책은 상품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어느 타이밍을 지나면 그야말로 폐지가격으로 처분해야 하는데,
그런 제품이 많을수록 앞에서 벌고, 뒤에서 밑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제조나 수입사 입장에서는 적절한 재고 관리가 필수적이며
특정 타이밍에서 손절매를 어떻게 하느냐가 손실의 최소화라는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문제는 손해(?)를 보고 빨리 팔고 싶지만, 기존의 유통질서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기존 총판이나 거래처등에 유통 재고가 있을 것인데, 자칫 잘못 가격을 꺾다보면
기존 거래처들과의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가끔 생길 수 있는 특판 기회를 완전히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고민될 수밖에 없다.

제품의 유효기간이 얼마인가? 경쟁자는 얼마나 있는가? 기존의 유통망은 어떻게 갖추었는가?
지금 당장 현금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을 유지하는 업체로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 좋은가? 등
고민하고 판단해야 할 일들이 무척 많을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교훈이 <심오한 사고, 정확한 판단, 과감한 실천>이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신제품에 얼마나 어떻게 배팅할 것인가 등에도 필요한 내용이겠지만,
반대로 유통 재고와 악성 재고를 판가름할 때도 필요한 내용일 것 같다.

<심오한 사고, 정확한 판단, 과감한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