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기 전, 아래에 쓴 <막판 배신조>라는 글을 먼저 읽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몇 달 전, 오래 전 알던 지인들과 가벼운 번개를 한 적이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몇 년만에 보는 것이라 그동안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런데, 마침 그 지인이 착용하고 있던 특정 제품이 신기해 보였다.
블루투스 기능의 헤드셋인데, 가볍고 음질도 좋아서 그 제품 얼나먀? 하나 사고 싶다고 했다.
지인 이야기로는, 그 회사 본사에 다니는 친구가 자기한테 선물로 준 것이라고 해서
그래? 대기업 본사에 있는 지인의 친구한테 제품 1개 싸게 달라고 하기 난처해서
기회가 되면, 연결될 일이 있겠지... 생각하고 만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카드사 3곳에 진행하고 싶은데, 개별 배송이 가능해야 하니 최대한의 견적을 달라고 했는데,
그 견적으로도 인터넷 최저가와 비교해보니 제대로 진행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개인적으로 탐나는 제품이고,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지인들의 평도 너무 좋아
굉장히 벅찬 마진 구조였지만, 어떻게든 진행해보려고 했다.
특정 카드사에 현매로 진행하더라도 대기업 제품이다보니 워낙 마진이 박하다.
하지만, 이 제품은 워낙 유명한 제품이니 서로간의 마진을 양보해서라도 진행해보고 싶다.
카드사의 최대의 무기일 수도 있는 카드사 회원들에게 이메일링 해보자.
보통 카드사가 이메일을 보낼 때 30-40만명씩한테 보낸다고 하니,
메일을 몇 번 보내보면 아주 대박일 것이다 등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득해서 진행하기로 했다.
한 카드사가 그런 조건에 OK를 하니, 다른 카드사에도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었다.
다른 두 카드사에서도 (특정 카드사가 그런 조건에 진행한다고 하니) OK.
이제 제품을 올려서 슬슬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타임인데,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처음 제품을 공급하기로 한 업체에서 본사에서 그 가격으로 판매하면 안 된다고 해서
공급할 수가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이다.
분명, 처음 제안서를 받을 때 어디어디에 어떻게 진행하겠다고 이야기해놓고 진행한 것이고,
별의 별 방법을 다 써서 3개의 카드사의 메인에 올리기로 했는데, 갑자기 공급중단이라니?
분명 카드사는 인터넷 최저가 검색에 나오지 않으니 전혀 문제 없다고 다 설명했고,
다 동의했고, 언제 진행하느냐? 물어보길래 언제부터 진행한다 다 설명해줬는데...
황당한 차원을 넘어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열심히 카드사를 설득했는데, 갑자기 공급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앞으로 내가 다른 제품을 제안하더라도 신뢰성이 떨어질텐데..
그런 생각을 하니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마치 나이트에서 열심히 꼬신 상대방이 특정 장소 입구에까지 함께 갔다가
갑자기 <나 그런 사람 아니에요~> 하면서 뺨 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
분명 제안서를 받았으니 진행했던 일 아닌가?
분명 어디어디에 진행하겠다고 해서 다 ok 받은 상황이니, 오히려 그 업체로부터 칭찬을 받아햐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든 카드사와 한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특정 기업 본사에 근무하는 지인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러저러한 상황인데, 카드사에 판매하는 것이 문제가 있느냐?
특정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에 문제가 있느냐?
그랬더니 그 정도로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 사람은 본사의 누구와 이야기했다고 하면서 안 된다고 하고,
내가 직접 확인해보니 별 문제가 없다고 하니 황당하지만...ㅎㅎ
그렇다면, 이왕 하는 김에 특정 제품을 취급하는 총판을 한 곳 연결시켜달라고 했더니,
어렵지 않게 연결되었다.
나이트에서 원 나잇을 목적으로 했다가 갑자기 모른 척 하는 <막판 배신조>
어떤 점에서 보면, <막판 배신조>는 막판에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는 권리(?)가 있겠지만,
<막판 배신조>라고 인식하는 순간,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매달릴 필요가 없다.
<막판 배신조>의 권리만큼 중요한 건, 나는 언제든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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