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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복지몰 벤더의 딜레마 23 : 팔면 팔수록(?) 손해

데일리업에서는 여러 곳의 제품을 복지몰에 제품을 공급하다보니
매월 초가 되면, 각 복지몰과의 매출 정산 때문에 상당히 바쁘게 된다.

모든 복지몰마다 판매내역이 전산화되어 있지만,
말일에 주문이 들어와서 배송완료시점이 익월 초일 경우 정산이 빠지는 경우가 있고,
(복지몰/폐쇄몰에서는 배송완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정산하기 때문이다.
 3월 31일 주문, 4월 1일 배송완료일 경우에는 3월 정산시 안 주고 다음달에 주는 방식이다.)
대부분이 부가세가 포함되어 판매되지만, 쌀등 농산물은 면세라서 면세 계산서를 발행해야 하며,
빈도수가 많지 않지만, 가끔 반품이 들어오기 때문에 매출 정산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복지몰과의 정산이 끝날 때쯤, 공급업체와의 정산이 시작된다.
주문 건수가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지만,
월 초의 정해진 날짜에 공급업체에서 정산확인서를 보내주는데,
수량이나 금액이 맞으면, 맞다는 회신을 보내주게 되고,
공급업체에서 확인된 금액에 따른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데일리업에서 약속된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입금해주는 식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제 특정업체와 정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 업체는 2월말쯤 특정 제품에 대한 제안서를 보내왔는데,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친분있는 관계라서 마진이 적더라도 진행하자고 해서 
여러 복지몰에 제품을 등록했는데, 애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꾸준한 반응이 있었던 것이다.

특히, 상당히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명품이나 브랜드를 좋아하는 복지몰 이용자의 특성에 따라
상당히 뜨거운 반응을 보여, 금년에 그 제품만 잘 판매하더라도 매출이 상당하겠다고 서로 흐뭇해하고 있었다.
또한 특정 복지몰에서는 각 제품별 판매수량이 누적되기 때문에,
특정 카테고리에서 자연스럽게 베스트 판매제품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그런데, 특정업체에서 보내온 정산서를 프린트놓고,
매일매일 판매수량등을 확인하여 OK 사인을 보내려고 하던 순간,
뭔가 이상하여 다시 확인해보니, 공급가가 처음에 보내왔던 것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엥? 이상하다고 생각하여, 공급가를 다시 확인해보았는데도 이상했다. 
데일리업에서는 보내온 공급가를 기준으로 하여 마진을 최소화하더라도 판매가를 책정하게 되는데,
처음에 보내왔던 공급가와 정산서의 공급가 차이가 몇 만원 차이가 나니
자칫 어느 한쪽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인 것이다.

부랴부랴 공급업체에 그런 상황을 설명했더니, 그 업체에서도 황당해했다.
처음 데일리업에 보내온 공급제안서의 금액이 그 업체에서 공급받는 금액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었던 것이다.
어떤 이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마진을 붙인 공급제안서가 아니라
팔면 팔수록 공급업체가 손해보는 공급제안서를 보내왔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최저가보다 대폭 낮은 금액으로 복지몰에서 판매될 수 있었던 것이고,
복지몰 이용자 입장에서는 거의 헐값으로 제품을 살 수 있었던 것이며,
데일리업이나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주문건수가 많을 수록 서로 흐뭇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던 과정에서 특정 제품의 주문은 몇 개 더 들어왔고,
더 이상 손해볼 수는 없기에 부랴부랴 품절로 처리하고, 각 복지몰 MD에게 상황 설명을 했다.

어제 저녁 술 한잔 하면서, 원인이 뭘까를 파악해보려고 했지만, 미궁 속이다.

여러 제품을 취급하면서 생기는 실수이겠지만, 실수에 따른 댓가는 참혹하다.
견적서 한 장 잘못 보내서, 한 두달 일해서 벌던 이익을 다 날리게 되었으니...

숫자 하나에 담긴 책임과 의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