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쯤,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왔다.
대학교 친구이자 기업체 IR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 대표의 소개라고 하면서 특정 제품을 구해달라는 것이다.
특정 브랜드의 블루투스 스피커와 극세사 담요를 구해달라는 것인데,
아예 특정 모델과 수량까지 정해서 알려주니 이제 남은 것은, 싸게 구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카페에 공지하기 전,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예전 같으면, 친구가 특정금액대, 어떤 종류, 수량까지 알려주면서 제품을 찾아달라고 하는데,
왜 이번에는 그 업체에서 먼저 전화를 하더라?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예전에는 내가 그 친구업체 납품하고, 그 업체에서 약간의 마진을 붙여 다시 납품하는 식이었는데,
마진이 거의 없는 제품일 경우 선정되지 못하고 서로 고생만 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직접 납품해라는 의미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몇 달 전에는 샘플까지 보고 직접 테스트까지 해보고 싶다고 해서 여러 제품을 구입했는데,
막상 실패해서 우리 사무실에는 성공의 전과물도 있지만, 실패의 흔적도 많이 남아있다.^^
이제 막 코스닥에 등록하기 위해 기업설명회를 하는 업체이니 걱정말고 진행하라고 해서,
카페에 정확한 스펙을 적어서 올렸더니, 30분도 안 되어 제안서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심지어 어떤 분은 전화로 자신이 받는 금액을 알려주기도 하고, 카톡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평소 거래를 자주 했거나 친한 사람들끼리는 그렇게 특판 제안(?)을 하기도 한다.
어짜피 가격이 맞지 않으면 정식 제안서로 메일 보내는 것도 다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특정 모델의 블루투스 스피커는 선별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선물포장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과 공급가만 확인해서 제일 싼 곳에서 사면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최저가와 비교, 대략 어느 정도 금액으로 제안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제안서를 선별하는 중, 가장 싸게 견적을 넣은 곳이 있어서 대략 결정하려고 하는 순간,
특정 업체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느 금액까지 들어왔는지 문의하는데, 특정 금액을 알려줬더니
약간은 고민하는 목소리로 그러면 얼마까지 제공하겠다고 한다.
실제 그 업체는 처음 제안서를 메일로 보낼 때보다 조금 더 싸게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마침 그 제품을 제안했던 업체들과 특별한 관계가 없었기에,
(특별히 친한 업체가 있었다면, 그 업체의 마진을 줄여달라고 했겠지만....)
그렇다면 수정 제안서를 보내달라고 했고, 최종적으로 그 업체 제품으로 특판을 성공했다.
특정 모델에 대한 여러 업체의 특판 제안서를 받았는데, 그 중 제일 싼 것을 고르는 것.
그것은 특판을 진행하는 업체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고,
특판 제안서를 넣는 입장에서 왜 자신의 제안서가 채택되지 않았는지 궁금할 것인데,
제안서를 받는 도중 제안 금액을 낮춰서라도 특판에 성공한 것은 그 업체의 적극성 아닐까.
묘하게 특정 모델의 특판은 제안서를 보내는 방식이지만,
최저 금액을 써내야만 성사가 되는 역경매 방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점에서 특정 모델을 찾는다는 특판에는 참고하는 것이 좋다.
그 특판은, 특정 모델의 블루투스 스피커 외에 극세사 담요도 같이 진행했는데,
그 제품도 정말 많은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안서를 받다보니, 동일한 제품의 동일한 제안서인데,
공급가만 상당히 차이나는 제안서를 많이 보았다.
아마도 특정 업체에서 받은 제안서에서 숫자만 바꾸서 보내는 것 같은데,
제일 싼 금액과 제일 비싼 금액 차이가 적지 않았다.
특판에서의 적정 마진이 얼마이고, 그 금액을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법이 없는 이상,
많은 부분에서 욕심 줄이기가 성패를 좌우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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