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쪽을 오래 하다보니, 여러가지 인연으로 만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몇년 전, 전혀 다른 일로 미팅했었는데, 어느 날 특정 제품을 취급하는 거래관계가 되거나
특정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다른 회사로 옮겨서 다른 제품을 공급하는 등...
막걸리 잔을 기울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각자의 다양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요즘 유행하는 <의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한 때는 나름 큰 사업을 했다가 실패하고, 지금은 아주 힘들게 새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
비록 사업은 실패했더라도, 사업하다가 쌓은 인맥이 워낙 좋다 보니,
국내의 아주 큰 유통 마트의 특정 지점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듣자하니, 그 마트의 특정 지점은 전국 몇백개 매장에서 매출 순위 2위로,
그만큼 유동인구가 많고, 좋은 제품이 있으면 대박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다만, 자금여력이 별로 없는 상황이었기에 아이템 선정과 여신 여부등을 따져야 하니
특정 지점의 상권과 어울리는 아이템을 찾지 못한 것이다.
온라인 가격이 잘 잡힌 제품을 매장에서 국내 최저가로 판매하는 행사였는데,
간신히 찾은 그 아이템은, 내가 보기에도 판매하기가 쉽지 않은 아이템이었다.
문제는, 특정 매장에서는 판매될 때마다 20%대의 수수료를 내야 하고,
매장을 혼자 지킬 수 없으니 아르바이트 주부 사원까지 일당을 주면서 진행해야 하는데,
사흘 정도 진행해보니, (아이템을 잘못 선정한 이유가 제일 크겠지만)
처음 약속한 20일 동안 판매하더라도 아무런 실익이 없겠다는 판단이 되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같이 입점한 주위 어떤 매장이 3일 만에 철수하는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돈도 안 되는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본사의 특정 인맥을 동원하여 간신히 그 매장에 입점한 상태에서
약속한 행사 기간 동안 판매하지 않고, 철수하게 되면 그 공간은 텅 비게 될 것이고,
부탁한 사람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 같아 약속한 행사 기간 동안 끝까지 유지하였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주부 사원의 일당을 아끼려면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하면 되겠지만,
가끔 문의하는 손님도 있는데, 혼자 매장을 지킬 수는 없어 계속 같이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각 지점마다 행사매장을 관리하는 영업 담당자가 있는데,
그 담당자가 행사매장을 지나다니면서 그 매장을 유심히 봤다고 한다.
다른 매장은 매출이 없어서 사흘 만에 매장을 철수하는데 비해,
그 매장은 그래도 열심히 출근해서 지나가는 손님 붙잡으려고 안간힘 쓰는 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매출 2위의 매장에서 아이템 선정을 잘못하여 적지 않은 손해를 본 그 분에게
매출 1위의 본사 매장에 빈 공간이 생기니, 입점해보겠느냐는 전화가 오게 되었고,
그 분은 지금도 그 매장에서 판매할 아이템을 찾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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