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늦게 퇴근하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간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빠가 밤늦게 올 때 뭔가 사오길 바라는 마음도 있을 것이고,
또한 아이스크림 몇 개 사오더라도 큰 돈도 안 들기 때문이다.
요즘 집근처 거의 모든 슈퍼에서는 아이스크림을 50% 할인된 금액에 판다.
아주 어릴 때 먹던 비비빅 정도면 소비자가 700원인데, 50% 할인하면 350원이고
4개를 사면 1,400원, 이틀치를 사면 2,800원 정도 되니 하루 담배값 수준인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전철역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있는
24시간 편의점에서는 아이스크림을 팔더라도 전혀 할인하지 않은 금액으로 판다는 것이다.
실제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근처 슈퍼에서 10-20%씩 할인하여 파는 과자도 소비자가 그대로 판매한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할인판매하는 곳에 사람이 많이 몰려서 장사가 더 잘 될 것이고,
정상판매하는 곳에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24시간 편의점은 24시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시간에는
가격경쟁을 하던 슈퍼가 문을 닫기 때문에 소비자가로 판매하더라도 사러 온 사람이 있기 때문에
매출이 발생하고, 이익이 나서 정상 운영이 되는 것이고,
동네 슈퍼는 그야말로 동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 단골만 확보하면
아이스크림을 50%에 판매하여 이익이 없더라도 다른 제품을 함께 팔아서 이익이 나는 것이다.
즉, 어떤 판매자 입장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미끼상품으로 쓰기 위해 마진을 0으로 할 수도 있고,
어떤 판매자는 인건비/운영비 등등을 생각해 마진을 50% 보겠다고 하면, 그렇게 판매하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소비자도 24시간 편의점에 가서 근처 슈퍼가 아이스크림을 50% 할인판매하니,
그렇게 판매해달라고 요구하지 못하고, 요구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 수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가격이라는 요소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영향력이 약해지는 어떤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밤늦은 시간대, 좀더 싸게 판매하는 곳을 알지 못하는 소비자 등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복지몰 제품을 공급하려면 인터넷 최저가에 대해 신경쓰고 계속 검색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곳의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특정 제품에 대한 가격대를 계속 비교하는데,
동일 제품에 대한 최저가와 최대가 사이가 20-30% 정도 차이나는 경우까지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모든 소비자가 온라인최저가로만 상품을 구매한다고 하면
최저가로 표기된 한두 업체만 생존하고, 다른 업체는 모두 망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박리다매로 하여 순식간에 매출을 올리기에만 급급한 판매자도 있지만,
적정 이익 이하로는 판매하지 않겠다는 고집(?)스러운 판매자도 있고,
또 각각의 판매자에게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양쪽 다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동네슈퍼와 24시간 편의점 사이에는 거리/시간대/정보력 등의 요소가 판매가격보다 우선 순위일 수 있는데,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최저가와 최대가 판매자 사이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일까...?
좀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찾아야 할 숙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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