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복지몰 입점 관련

제품을 팔지 말고 사람을 파세요

얼마 전 광주에서 미팅을 요청하신 분이 계셔서 번개를 한 적이 있다.


그 분 입장에서는 취급제품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 위해 먼 길 오신다고 하는데,
막상 평소 취급하지 않던 제품이기에 좀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려드리기 위해
번개를 했었고,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분이 오셔서 편안하게 의견을 드릴 수 있었다.

정해진 약속 시간까지는 여섯 분이 참석했고, 자리를 옮겨서 술 한잔 하고 있는데,
또 한 분이 다른 분과 함께 오신다는 전화를 주셨다.

약간 시끄러운 자리여서 함께 오시는 분이 누구인가 궁금했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2년 동안 계속 거래해오고 있던 굴비업체의 대표였다.
서울에 다른 일로 왔다가 번개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갑자기 참석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평소에 네이트와 카톡으로 정보를 주고받던 사이였기에 굉장히 반가웠다.
결국 여덟 분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 분에게 질문을 던졌다.

현재 영광에서 굴비를 판매하는 업체가 70여쯤 되느냐고 물어보니, 700여개라고 한다.
몇 년 전에 듣기로는 70여개라고 들었었는데, 갑자기 판매업체가 늘어난 듯 한다.

보통 제조사나 수입사는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를 통해 마케팅을 하게 되는데,
영광 굴비를 판매하는 업체는 어떻게 차별화된 마케팅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짜피 바다에서 잡은 모든 굴비는 영광으로 모여서, 건조 혹은 냉동과정을 거쳐서
명절이나 평소에 여러 사이트에서 판매하게 되는데, 어떤 차별화를 가질 수 있을까?

내 제품은 영광 굴비이고, 다른 제품은 영광 굴비가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내 제품이 남들보다 반드시 엄청 싸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기에
거의 비슷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업체는 굉장히 많이 판매할 것이고,
어떤 업체는 근근히 먹고만 사는 형편일 것이다.

물론, 나와 거래해오고 있는 굴비 업체는 2년 동안 큰 문제가 없어서 계속 거래해오고 있는데,
술도 한 잔 했기에 외람되지만 <제품을 팔지 말고, 사람을 파시라>는 말씀을 드렸다.

이론적으로 영광 굴비 판매업체가 700개라고 하니,
각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게 된다면 700개를 받을 수 있게 되는데,
아마도 동일 크기의 제품에 대한 견적은 약간 차이가 있더라도 거의 비슷할 것이다.

즉 공급가가 거의 비슷한 상황에서 (벤더 업체는) 거래업체를 선택해야 하는데,
거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업체를 믿을 수 있을까의 문제이다.

굴비처럼 크기에 따라 단가 차이도 많이 나는데 혹시라도 작은 크기의 제품을 보내지 않는지?
가끔 오배송으로 인한 배송사고에 대한 대처는 잘 할 것인가?
명절 배송마감시즌과 겹쳤을 때 문제없이 배송해줄 수 있는가?
경우에 따라 배송마감 시간이 지났을 때 배송이 가능한지 등의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절 시즌 상품일 수록 평소에 거래하지 않은 업체와의 거래는 쉽지 않다.
자칫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 경우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700개 업체중의 하나, 굴비 판매업체라면 제안서만 보내서 거래를 시작할 수 없다.
즉 취급하는 제안서의 숫자값만으로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힘들다.
어디어디에 공급중이고  어느어느 업체와 거래중인데, 아무런 문제없이 잘 하고 있고,
거래중인 분들의 평판이 더해져야 제안서의 숫자값에 대한 신뢰감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제품에 따라, 제품이 아닌 사람을 판매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