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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네 덕이고, 내 탓이다

몇 년 전 천주교에서 <네 덕이고, 내 탓이다>라는 캠페인을 한 적 있었다.


흔히 <안 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로 돌리게 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없다.

좋은 일이 있을 경우 다른 사람의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하고
나쁜 일이 있을 경우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하고 반성하자는 것인데,
뭐든지 남의 탓만 하던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물론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도 있지만, 불가항력인 경우도 있다.

지난 11월 하순, 모 기관에서 특판제품을 찾는다고 하여 제안했는데,
(제안서에는 포함시켰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제품이 선정되었다.

그 무렵, 11월 날씨라고 할 수 없게 비가 자주 내려서 제습기 주문이 띄엄띄엄 들어왔는데,
특판에 선정된 제품이 <우산>이었다.

실제 행사시간까지 시간 여유가 있어서, 일주일 뒤 정식 발주를 한다고 하여
우선 우산업체에, 일주일 뒤 특정 수량을 주문할 것이니 재고확보를 부탁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 발주처에서 선정된 제품을 <무릎담요>로 바꾸겠다고 한다.
일주일 동안 거의 비가 오지 않고 12월이 되다보니, 
<우산>보다는 <무릎담요>가 더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이겠다.

부랴부랴 우산공급업체에게는 그런 사정을 설명하여 양해를 구했고,
갑자기 담요공급업체에게 특정 수량을 준비해달라고 해서 특판을 진행했다.

일주일 사이, 우산이 담요로 바뀌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날씨였다.
우산업체는 날씨탓(?)에 특판 선정이 번복되었고,
담요업체는 날씨덕(?)에 기대하지 않았던 특판이 선정된 것이다.

두 업체는 아무런 잘잘못이 없는 상태에서 결과가 바뀌었는데,
가끔 이렇게 누구의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 일어난다.

재작년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와서 제습기가 품귀였는데,
작년에는 반대로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재고가 쌓이는 현실.

금년 겨울에는 유난히 눈이 많이 올 것이라는 장기 예보를 믿고
제설용품이나 스노우 체인을 많이 준비했는데, (아직까지는) 눈이 많이 오지 않아
매일매일 주간예보를 보고 있을 업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날씨 탓(?)을 하지 않고, 날씨 덕(?)을 보고 싶을 것인데,
조상님이 도와주셔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