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시즌에 주력하던 제품에 문제가 생겼다.
갈비나 굴비는 하루이틀 배송이 늦어질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하루이틀 배송이 늦어지더라도 품질에 상관없는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것이 편했고,
보험사에서도 변질되지 않는 제품을 선호하기에 <벌집꿀>을 주력으로 판매했다.
몇 년 동안 주력으로 판매했었기에 추석이나 설 무렵 어느 정도 판매될 것이라 예상이 가능했고,
1차 런칭에서도 문제없이 잘 판매했었는데, 추석이 가까와질 무렵 문제가 생겼다.
묘하게 최근에 생산된 꿀이 밤꽃을 많이 먹은 밤꿀 농도가 짙어진 것인데,
밤꿀은 색상 자체가 어둡고, 밤꽃향이 진하게 나기 때문에
밤꿀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는 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
반품률이 높아질 수 있기에 아예 농협에서 출고 정지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면, 밤꿀이 오히려 몸에 좋다는 글도 많은데,
모르는 사람들한테 일일이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법.
문제는 <벌집꿀>을 다양한 방법으로 판매하기 위해 홍보메일을 보낸 상황에서
판매 중지에 대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홍보메일을 받은 많은 분들이 연락올 떄마다 일일이 따로 설명드려야 하고,
대체 상품을 권유했는데, 쉽지 않다.
<벌집꿀>의 효능과 특성에 대해 내가 홍보해서 어느 정도 설득된 분의 연락을,
내 스스로 뒤집어서 다른 제품으로 설득해야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약간은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해 식품인 방에서 하소연했는데,
공감해주신 분도 계셨고, 오히려 밤꿀이 좋으니 주문하겠다는 분도 계셨는데,
밤 늦은 시각, 그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셨던 분이 <벌집꿀>을 주문해주신다.
밤꿀이 좋다는 걸 아시는 분일 수도 있지만,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주시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다.
다음날, 어짜피 <벌집꿀>로는 강력한 홍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제품으로 밀고 갈까 고민하다가 보니
밤 늦은 시각, 아무런 말씀없이 주문해주셨던 분의 제품을 밀기로 했다.
명절 분위기에도 맞기도 하고, 약간 색다른 아이템이기도 해서
몇몇 군데 홍보했더니, <벌집꿀> 못지 않게 주문을 받았고,
처음에 홍보했던 제품이 품절이 되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좀더 좋은 제품을 같은 가격에 제공해줘서 역시 적지 않게 판매했다.
물론 막판에 택배사의 물량 과잉으로 인한 택배 사고가 있었지만,
고객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고속버스와 인편을 통해
택배보다 더 빨리 도착되게 해줘서 배송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이번 명절에 처음에는 주력으로 판매하지 않았던 아이템인데,
고객들 반응이 좋았고, 배송사고가 나지 않게 잘 처리해줘서
(짧은 시간동안) 사고라고 생각했던 고객들은
추가 제품을 덤으로 받게 되어 오히려 재수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으니
아마도 다음 명절에는 그 제품이 주력 상품이 될 것 같다.
품앗이 정신으로 구입해주셨는지는 모르지만,
품앗이 영업으로 보답해드렸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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