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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배식에 실패한 병사, 배송에 실패한 업체


군대에서 흔히 하는 말로,
전쟁에서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지 못한다고 한다.

전쟁이야 상대적이고, 상대방의 무기나 인력과 비교해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겠지만
적의 침입을 최대한 빨리 감지하여 대응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아군의 사상자가 커질 수도 있고
전쟁의 승패를 가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되겠다.

맥아더 장군이 했다고 하는 말이, 아래 계급으로 내려가다보니 재미있는 말로 변해갔다.
작전에 실패한 교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배식에 실패한 병사는 용서할 수 없다로 바뀌었는데,
그만큼 힘들게 군대 생활을 하는데, 배식을 제대로 못하면 당장 굶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에서
사병들의 절실한 심정을 엿볼 수 있는 농담 아닌 농담인 것이다.

며칠 전, 거래 업체로부터 특정 제품에 대한 주문이 들어왔다.
데일리업에서 복지몰에 올려서 상시 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라 추석특판으로 임시로 공급받은 제품인데,
타 벤더가 다른 폐쇄몰에 올려서 판매가능하느냐고 문의한 것이었고,
가능하다고 했더니,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특정 제품을 배송해달라고 주문서를 넣었는데,
몇 분도 안 되어 다시 주문이 들어와서 결국 그 날 2개의 주문을 받은 것이다.

문제는, 각 업체마다 배송마감 시간이 약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오후 3시에 마감하는 경우도 있고, (3시 넘으면 다음날 발송하는 식이다)
4시 혹은 5시에 마감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데,
몇 분 차이로 받은 2개의 주문을 한꺼번에 보냈는데,
막상 제품을 배송해야 하는 업체에서의 대응이 지나치게 늦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송마감 전에 받은 주문은, 오늘 배송하고, 송장번호를 오늘 통보해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배송마감 전에 주문을 넣은 제품은 내일 발송하더라도, 송장번호를 최대한 빨리 알려줘야 하는데,
그 업체는 주문한 다음날 배송했다고 하면서도,
송장번호를 몇 번의 재촉을 한 뒤에야 사흘째에 간신히 알려준 것이다.

송장번호를 받아야 관리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주문자에게 통보해줄 수 있는데,
그 업체는 다른 업체에 비해 배송도 늦고, 송장번호 통보의 과정이 너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그 업체의 그 제품은 품절로 처리하게 되었다.

제품이 판매되면, 주문한 업체나 데일리업 모두에게 약간의 이익이 생기지만,
한두 가지 제품 때문에 주문한 업체의 제품배송이 전체적으로 늦다는 이미지를 받거나
통상적인 업무진행이 아닌, 송장번호 재촉이 반복되면 서로간에 쓸데없는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다.

특정 업체의 배송이나 AS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할 경우,
결국 특정 제품을 취급하지 않으려는 판매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유없는 배송 지연 혹은 배송 지연에 대한 매끄럽지 못한 업무처리는, 배송실패와 같은 결과를 얻는다.

배식에 실패한 병사는 누군가를 배고프게 만들고,
배송에 실패한 업체는 누군가의 배를 고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