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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복지몰 벤더 입장에서 본 다단계회사의 영업전략

지난 주말에 벌초하러 고향에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 추석 연휴가 워낙 짧아 도저히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아서
미리 산소에 가서 벌초하고 고향 친구들 몇 명 만나 술 한잔 하고 올라오는 짧은 일정이었다.

평소처럼 어머니는 가능한 빈 손으로 오라고 신신당부했고,
마찬가지로 올라올 때 양 손 가득 가져갈 짐을 안겨 주셨다.

차를 몰고 간 것이 아니라서 이것저것 안겨주시는 짐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많든 적든 어머니의 정성이라고 생각하니 안 가져올 수는 없는 법!

이번에 가져온 짐 중에는 김치통 몇 개와 그 속에 비누, 세제 등이 있었는데,
그것들이 이름하여, 모든 것을 맑고 깨끗하게 해주고 건강에도 좋다는 다단계회사의 제품이다.

한마디로 어머니는 다단계회사에 흠뻑 빠지셨다.

아마도 처음에는 화장지 몇 개, 비누 몇 개 준다는 말에 몇 사람들과 다단계회사에 놀러간 것인데,
차츰차츰 그 회사에서 판매하는 김치통에서부터 고급 보온매트까지 사오시는 것이다.

복지몰 벤더 입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게 되면서
많은 제품들의 소비자가와 유통 마진 사이의 숫자에 대해 굉장히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일반적으로 다단계회사의 제품은 비슷한 기능의 다른 제품보다 몇 배 비싸다고 할 수 있다.

아니, 복지몰 벤더가 아니더라도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치약 하나가 10,000원 정도이고
전기 매트에 엄청난 기능이 들어있다고 하면서 백만원 넘게 판매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다단계회사에서 떠들어대는 각종 선전을 거의 맹신하시는 편이라,
집에 내려갈 때마다 또 무엇을 사셨는지 집안 곳곳을 둘러볼 수 밖에 없다.

어떤 집에서는 다단계회사에 빠진 노인들이 몇 백만원씩 하는 고가의 제품을 덜컥 구입해서
그 돈을 자식들이 내느라 가정불화가 많다고 한다.

실제 우리집에서도 누나나 여동생, 나나 집사람 모두 별로 좋아보이지도 않는 제품을
시중가격의 몇 배씩 주고 사서, 우리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특정 제품을 살까 말까 망설이면서 자식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산 다음 선물(?)로 주시니 억제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복지몰 벤더는 취급하는 모든 제품을 인터넷 최저가 이하로 판매해야 하는 방식으로 고민하고 있는 반면,
다단계회사는 어떻게든 제품가를 몇 배 뻥튀기하여 책정한 다음,
화장지나 비누 등의 싼 물건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면서 미끼 상품으로 쓰다가
점점 비싼 제품을 자주 구입하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별 기능도 없어보이는 제품을 엄청난 기능이 있다고 선전하고,
대단한 기술도 아닌데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고,
자꾸 주위사람들을 더 데려오게 만드는 영업전략(MGM),

복지몰 벤더가 추구하는 전략과 다단계 회사의 영업전략은 분명히 다르지만,
어떤 점에서 배워야 할 점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