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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보내며/단종/품절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아들이 납치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갑자기, 장모님 핸드폰으로 아들이 납치되어 협박당하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상하다. 장모님이 문자를 못 보낼 건데?
마침 어제 장모님이 우리집에 온 상황.
장모님은 귀가 어두워 통화가 힘드니 집사람한테 하니 통화중.
집으로 전화하니 집사람이 당황하며 우는 목소리로 지금 정신없으니 끊어라고 한다.

뭔가 이상하다.
당장 집에 가봐야 한다는 생각에 컴퓨터만 끄고 사무실을 나렀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일하고 있는 이진수 실장님한테 같이 가자고 했고,
집에 가는 동안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집에 거의 다 도착하니 역시 장모님 핸드폰으로 문자가 온다.
아들이 납치되었다고 하니 통화해봐라.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한테 전화해도 전화 안 받고
대힉생인 딸한테 전화해도 통화가 안 된다.

학교에 전화해서 아들이 학교에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세 시 넘어 다 집으로 보냈다고 한다.
담임선생님한테 상황을 체크해달라고 말을 전했다.

잠시 뒤 아들한테 문자가 오는데 무슨 시험을 본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목소리를 직접 들어야 하는 상황.
몇번 문자를 주고 받다가 통화를 했더니
담임선생님한테 전화를 받았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어느 정도 안심을 하고 집에 들어갔더니
집사람은 두 시간 동안 보이스 피싱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
다른 사람한테 연락할 수 없도록 집전화와 집사람 핸드폰을 교묘히 못쓰게 해서
아들한테 확인 전화를 못하게 하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장모님이 와계셔서 그 전화기로 나한테 연락한 것이다.

집으로 들어가보니 집사람과 장모님이 놀라서
그쪽에서 요구한 돈을 막 입금하려고 하던 상황.

중간에 경찰에 전화해서 우리집으로 보이스피싱 전화한 사람을 추적할 수 있냐고 했더니, 
거의 추적하기 힘들고 아이하고 통화해보는 것이 제일 빠르다고 한다.

경찰도 추적을 못하는 상황.
아들하고는 간신히 통화한 상황
집사람은 다행히 입금을 안 해준 상황.

집전화기를 내가 들었다.
갑자기 남자 목소리가 들리니 당황하는 듯 했다.

한 마디만 했다.

"끊어!"

두 시간 동안 공을 들였던 보이스 피싱이 물거품된 상황이 되니
뭐라고 욕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웃음이 나왔다.

한동안은 집사람이나 일가 친척, 친구를 만났을 때
좋은 안주거리가 될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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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글인데. 가끔 술 안주 하려고 옮겨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