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복지몰 입점 관련

"장사 하루 이틀 할 것 아니잖아요?"

이번 추석 행사를 진행하면서 겪은 일이다.


나름 다양한 제품을 선별하여 특정 사이트에 올려서 판매하는데, 항상 그렇듯이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평소 상시판매하는 제품이 아니다보니 거래처들의 주문 후 송장을 보내오는 시스템이 제각각이다.

바쁜 시즌이다보니, 매일매일 즉각적으로 송장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 오후 5-6시쯤에는 송장을 보내주는 업체도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 밤 늦게나 그 다음날 오전에 송장을 보내주는 업체와 일하는 것이 제일 편하다.

가끔 주문을 했는데, 사흘쯤 지나서 품절이라고 하거나 
너무 재촉하지 마세요~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알고보니 담당자가 주문을 누락한 경우도 있었고,
한우등은 며칠 뒤에 한꺼번에 도축해서 일괄로 나갈테니 기다려달라고 하면 할 말 없다.

어떤 제품은 주문이 들어가자마자 품절이라고 해서 황당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빠른 반응을 보여주니, 고객에게 안내하여 주문취소와 함께 다른 제품을 권할 수도 있는데,
며칠씩 송장을 보내주지 않는 업체는, 주문누락인지, 품절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추석이 가까와지고, 택배마감이 가까와질수록 이런 현상은 심해지고,
운영업체에서 송장을 빨리 등록하라고 메신저와 카톡으로 자꾸 재촉하는데,
거래처에서는 송장이 오지 않으니, 무척 답답한 상황이 계속 된다...ㅠ..ㅜ)

그런 과정에서 어떤 업체는 담당자의 실수로 주문 누락이 되어 
추석 이후에 배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죄송하다고 담당자가 거듭 사과를 하는데,
마침 주문자와 수취인이 같아서 추석 이후에 다른 제품을 추가로 보내드리겠다고 하여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간신히 넘어가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큰 사고가 터졌다.
상당한 시간 여유를 주고 주문했던 한우, 그 제품은 추석 전에 일괄배송해줄테니
송장번호 신경 쓰지 말고 기다려라고 해서 재촉하지도 못하고 기다리기만 했던 제품인데,
택배 마감이 이뤄졌던, 22일 화요일까지도 곧 송장을 보내주겠다고까지 했었는데,
그 다음날인 23일 수요일 오후 6시쯤 주문 누락이 있었다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주문서를 보냈고, 담당자도 본사에 주문서를 보냈는데,
딱 이틀 분의 주문을 본사에서 누락시켰는데, 본사가 지방이다보니 텍배가 마감되었으니,
나한테 양해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엥? 무슨 말이냐? 
매일매일 주문을 체크해서 송장을 받았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인데,
이제 와서 고객에게 제품을 보내지 못하겠다고 할 수 없다. 방법을 찾아라~~~

그랬더니 하는 말, 본사는 (지방이라서) 택배가 마감되었는데,
마침 본사 제품을 받아서 소매로 파는 곳에서 내일 구입해서 우체국으로 보낼 수도 있는데,
그러면 자기들이 큰 손해를 입어서 곤란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엥? 주문 누락을 누가 했는지 파악해서 차액분을 청구하거나 차감하는 것은 차후 문제이고,
지금 당장 우리를 믿고 구매해준 분들에게 제품을 안 보내주면 더 큰 손해가 생긴다,
내가 당신네 회사를 어떻게 믿고 다음에 주문하겠느냐?
나 말고도 다른 업체도 많을 텐데, 앞으로 그 회사들이 어떻게 믿고 주문하겠느냐?

한 마디로, 
"장사 하루 이틀 할 것 아니잖아요?"

한시간쯤 지나 전화가 다시 온다.
내일 소매점에 가서 어떻게든 사서 보내겠다고 하는데, 송장을 받기 전까지는 긴장의 연속이다.

다음날 오전, 소매점에 가서 소매가로 구입해서 
지금 막 우체국택배로 보냈다고 송장을 오후 늦게 보내오는데, 그제서야 한 숨 놓였다.

분명 그 업체는 본사에서 도매가로 구입해서 몇몇 업체들에게 판매해달라고 제안서를 보냈을 것이고,
여러 업체들로부터 많은 주문을 받아서 본사에 주문을 넣는 식으로 했을 것인데,
이틀 분량의 주문을 소매가로 구입해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것만 놓고 따진다면, 손해를 봤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거래처와의 약속을 어떻게든 지키는 것이
상황에 따라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주문을 취소해달라고 하거나 어기는 것보다 중요하다.

신뢰는 돈으로 살 수 없다.

장사 하루 이틀 할 것이 아니라면, 신뢰가 가장 큰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