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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몰 입점 관련

세월호 파산자, 월드컵 파산자

지난 4월 16일 모든 국민들을 공황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정부의 어떠한 구조 노력도 없는 상태에서
아까운 목숨을 잃어야 했기에 모든 국민들이 경악과 비통함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마침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날 수학여행을 떠났었다.
비록 제주도가 아닌, 버스로 이동하는 곳으로 수학여행을 갔었기에 사고는 비껴갈 수 있었지만,
팽목항에서 뜬 눈으로 아이들이 구조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단원고 학부모들이
같은 또래 학부모라는 입장에서 더욱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사고가 난 지 두 달 이상 지난 현재 상황에서 가장 큰 바램이 있다면,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울러 정확한 진상 조사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관련자들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모든 국민들이 비탄에 빠져있는 동안, 
사고의 원인이나 책임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 중에서 곡소리 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세월호 참사 관련, 교육부에서 제일 먼저 행한 조치가 <수학여행 금지>였다.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다가 사고가 났으니, 수학여행을 금지하면, 그런 사고가 안 날 것이라는 생각으로
<수학여행>을 금지시키다 보니 여러 곳에서 황당한 결과가 벌어졌다.

이미 예약된 숙박시설은 텅 비었으며, 수학여행을 전문으로 하던 여행사는 업무가 중단되었으며,
수학여행을 떠나면 새 옷이나 가방을 사주는 경우가 많은데, 관련 업계에는 손님이 뚝 끊겼다.

<수학여행 금지>로 인해 관련 업계에서 부도나 파산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관련 업종에 있다가 피해를 입은 <세월호 파산자>라고 할 것이다.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월드컵 파산자>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월드컵, 

우리나라와 시차가 반대인 곳에서 벌어지는 월드컵이다보니 단체 응원을 하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 빠른 시간안에 월드컵이 끝나버려서 (우리나라 경기가 끝나다보니 이젠 그들만의 월드컵이 되어버렸다.)
월드컵을 위해 준비했던, 축구공, 유니폼, 각종 응원도구들을 생산/판매했던 업체들이 
판매되지 않고 있는 엄청난 재고로 인해 자금 회전이 안 될 경우 파산까지 이르게 되는 
이름하여 <월드컵 파산자>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라고 할까?

<세월호 파산자>는 원인이나 책임과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라면,
<월드컵 파산자>는 월드컵 관련, 사업을 하다가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간에 전혀 무관한 사이가 아니라 세월호 참사의 여파라는 점에서
그들을 같이 보듬고 가지 않으면, 극심한 경제 부진에 빠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 월드컵 공식 유니폼 사업을 하다가 엄청난 재고를 안고 있다는 한탄을 듣고,
사무실에 방문하는 분들에게 그 유니폼을 한 장씩 드릴테니 많지는 않지만, 싸게 달라고 했더니, 
그야말로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보내주신다.

워낙 소량이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기에는 부족하겠지만,
사은품을 하시는 분들이 도와주시면 큰 힘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