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업은 옥션이나 지마켓등에 직접 제품을 올려서 판매하지 않고,
복지몰/폐쇄몰, 카드사 등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복지몰/폐쇄몰/카드사/특수몰 등은 인터넷 최저가 보다 싸게 판매해야 하는 조건이기에
여러 공급 업체에서 인터넷 최저가보다 훨신 싸게 공급받아서 복지몰/카드사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공급 받은 제품을 오픈마켓에 올려서 (최저가 경쟁을 하면서) 판매하게 되면,
공급 조건을 어기는 것일뿐만 아니라, 특화 시장의 가격구조가 깨지기에 절대 하지 않는다.
그런데, 다양한 분을 만나다보니, 일부 제품은 오픈마켓에도 올려달라고 하신 분도 있고,
일부 제품은 소량이지만 재고를 가지고 있다 보니 어떻게 판매할까 고민하다가
일부 제품을 네이버의 샵N에 올려서 판매하고 있다.
오늘 현재까지 샵N에 올린 제품 수가 13개이니 많은 제품을 올린 것도 아니고,
최저가 경쟁을 할 생각이 없다보니 샵N에서 많은 매출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제품을 가지고 다양한 테스트를 해보니 매출 그래프가 확실히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
그런데, 갑자기 네이버가 샵N을 중단하고, 스토어팜 서비스로 전환된다고 하니
그것이 어떤 의미이고, 오픈 마켓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고민해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신문기사등 여러 자료를 뒤져보니, 그동안 네이버 샵N이 차지했던 비중이 전체 시장의 5%,
매출액 기준 8,500억을 차지했다고 한다.(2013년 기준)
8500억의 10%인 850억을 영업이익이라고 봤을 때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닌데,
그 사업을 종료한다는 것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샵N 서비스를 중단하고 검색서비스에 집중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옥션/지마켓/11번가 등의 경쟁자가 사라진다는 면에서 안심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네이버의 전략이 더 영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오픈마켓 판매자는 여러 오픈마켓에 동일하거나 약간씩 차별화된 금액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그동안 네이버 샵N에 등록하지 않았던 판매자도 네이버 샵N(6월부터는 스터어팜)에
(초기에는) 일부 제품을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이유는, 옥션/지마켓/11번가 등의 판매수수료가 12% 이상인데,
네이버 샵N(6월부터는 스터어팜)에서는 6월부터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평균 3.75%의 결제 수수료만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판매자 입장에서 판매수수료 8% 차이라는 것은 대단히 큰 숫자이다.
즉 동일한 제품을 다른 오픈마켓에서 1000만원 매출했을 때 880만원을 받는 데 비해
네이버 샵N(6월부터는 스터어팜)에서 1000만원 매출했을 때 960만원을 받게 된다.
즉, 1000만원 매출 기준, 80만원 차이라는 것은, 아르바이트 한 명을 더 쓸 수 있는 구조이고
이익율로 따지면 무척 큰 차이가 나게 된다.
무수히 많은 오픈마켓 판매자들 입장에서 훨씬 더 많은 제품을
네이버 샵N(6월부터는 스터어팜)에 적극적으로 등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많은 판매자들은 8% 차이나는 금액을 가격 할인에 쓸 것이다.
특정 제품을 단독 판매자가 여러 사이트에 올려서 판매한다면 모르겠지만,
복수의 판매자가 알아서 적당히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최저가 경쟁을 많이 하는데,
옥션/지마켓/11번가 등에는 적정 마진을 가지기 위해 10만원에 판매하고,
네이버 샵N(6월부터는 스터어팜)에서는 9만2천원에 판매한다고 했을 때
네이버에서 가격비교를 해서 구매하는 고객들은 어디에서 구매하게 될까?
(물론 상당한 사람들은 가격비교를 하지 않고 구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심지어 너무 싸게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불신을 갖는 경우도 있다.)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최저가의 제품은 일반 오픈 마켓의 제품일까?
아니면, 샵N에서 싸게 판매되는 제품일까?의 대답은 스스로 내려보라.
더더욱 앞으로 스토어팜에 등록된 제품 DB는 다른 검색엔진에게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 파급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즉, 네이버 입장에서 제품에 대한 DB는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고,
스토어팜에서 판매자들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일반 오픈마켓과 경쟁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오픈마켓 판매자는 양쪽에 모두 제품을 올려놓을 것이기에
겉으로 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양분될 수도 있다.
그동안 옥션과 지마켓을 함께 인수한 이베이코리아는 판매 수수료율을 올려왔는데,
4퍼센트 대의 스토어팜이 있는 한, 앞으로는 인상하기 힘들 것이며,
반대로 제로 마진 혹은 판매수수료가 낮은 카테고리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 일부 소셜이 이것저것 취급하다보니 <소셜의 오픈마켓화> 현상이 나타나는데,
오프마켓 입장에서 소셜과 경쟁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네이버의 샵N이 오픈마켓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오픈마켓들이 그토록 원했던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픈마켓의 발목잡기가 될 것이다.
네이버의 샵N이 오픈마켓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네이버의 샵N에 자꾸 딴지를 걸었던 세력들에게 재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쟁 중 적에게 밀려 후퇴하면서 성을 비우고 떠나는 공성지계(空城之計) 전략이다.
식량을 불태우면서(수수료 4%로 감면) 시민들과 함께 철수하는(샵N 판매자들을 그대로 유지)...
네이버 샵N의 달라지는 6월이 되어야 정확한 모습을 알 수 있겠지만,
텅 빈 성을 점령(?)한 오프마켓들이 당황해하고 있는 건 사실이고,
네이버와 오픈마켓들의 2차 대전은 또 다른 형태로 시작되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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