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인 9월 11일.
추석 전 배송을 하지 못했던 제품들과 추석 연휴기간 들어온 주문들을 정리해서
여러 거래처에 보내는 등 정신없는 상황인데, 손님이 찾아왔다.
몇 년 전부터 잘 알던 사이라서, 하루 이틀 뒤에 만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었지만,
실제 그 분과 따로 급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이 있었기에 시간을 쪼개 만나야 할 상황이었다.
문제는, 그 분이 얼마 전까지는 아주 커다란 조직에서 책임을 맡고 있다가
이번 달에 독립을 하게 되었고, 나름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고민도 많은 상황이었다.
정해진 월급을 받고 있다가, 독립(?)한다는 것이 기대도 크겠지만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일을 잘 하던 못 하던, 정해진 월급날에 또박또박 받던 월급.
띄엄띄엄 보너스도 받고, 각종 경비도 회사에 청구하면 되는 상황에서
어느 것 하나 기댈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갑자기 바뀐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윗사람 눈치도 안 보고, 사업이 잘 되면 월급쟁이보다 훨씬 더 벌 수도 있는 것이 개인사업이지만,
큰 기대를 가지고 나왔다가 좌절하는 사람이 한둘이던가?
마침 그 날(9월 11일)이 데일리업의 사업자등록증이 나온 날이다.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구청에 서류를 내서 나온 날짜가 2006년 9월 11일.
만으로 8년이 되던 날이었다.
그 8년 동안 여러 가지 우여곡절도 많았고, 적지 않은 고생도 했는데,
이제 막 새로운 사업(독립)을 하겠다는 분이 가까이 있으니 감회가 새로울수밖에 없었다.
그 분이 얼마 전까지 몸 담았던 조직과의 관계 설정과 행동 요령.
평소 거래처들과의 관계 설정까지 설명드렸고,
어떻게 하면 서로 윈윈할 수 있겠다고 하니 조금 안심하는 분위기이다.
업무상 갑이던 상황에서 지금은 갑이 아닌 상황.
업무상 을이던 사람들한테서 협조를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인데...
중간중간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개척은 스스로 해야 하는 상황.
어떻게 보면 평소의 인맥관리를 어떻게 했느냐가 드러나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
8년 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얼마나 더 잘할 수 있을까?
8년 동안 겪어왔던 무수한 실수와 실패들을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나름 8년이라는 기간을 잘 버텨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니 술 생각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나 할까?^^